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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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체리

만약 공동묘지가 전시의 한 형태나 박물관의 한 형태라고 한다면, 그것은 부재의 박물관일 것이다.”
알리 체리

알리 체리에게 공동묘지는,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망자들의 정치학이 허공과 침묵의 출몰하는 이미지로 펼쳐지는 공간이다. 베이루트에서 태어나 레바논 내전 시기를 겪으며 자라 온 작가는 오랜 분쟁으로 상처 받은 분단된 도시에서 겪은 상실과 생존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는 기억과 역사 서사가 공통으로 가닿는 곳을 찾기 위해 망자의 유물을 탐구하는 작가의 작업에 영향을 미쳤다.

〈땅 파는 사람〉(2015)은 폐허가 된 신석기 시대 공동묘지의 관리인이자 고고학 발굴 작업에 참여했던 술탄 자이브 칸의 제의적 직업을 그린다. 파키스탄에 있는 가족을 떠나 아랍에미리트에서 20년 넘게 일해 온 술탄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물이 인근 샤르자 고고학 박물관으로 이전하면서 지금은 비어 있는 매장지를 관리 감독하고 있다. 그의 책무는 단순한 유지 보수(“폐허가 폐허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업무)를 초월해 부재를 기억하는 제의로 그려진다. 보편성을 주장하나 실은 종종 식민의 역사로 가득 찬 현대식 박물관을 분류와 차이의 장소로 표명하는 고고학 같은 학문들이 만들어낸 공허함을 작가는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 시선을 통해 장례 유적의 발굴과 이전은 채굴이라는 트라우마적 제스처로 그려진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일하는 남아시아 노동자의 상징인 술탄의 모습은, 정통 박물관의 위생적 기준과 망자를 기념하는 시대를 초월한 문화적 실천처럼 서로 대립하는 보존 형태들 사이에서 협상을 주재하는 매개자 역할을 한다. 그의 회복적, 제의적 노동은 천년 전 무덤의 유령적 차원과 텅 빈 무덤에서 자기 성찰에 사로잡힌 박물관 유물의 유령적 차원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역할을 수행한다.

미켈란젤로 코르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