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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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 프라바츠키

팬데믹의 언어를 변형할 수 있는가? 소셜미디어가 특정한 분비샘이나 호르몬을 자극하거나 본능적으로 투쟁하거나 도피하는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가? 예술은 즉각적인 주름 제거 마스크처럼 작동할 수 있는가?
— 아나 프라바츠키

아나 프라바츠키는 웰빙 문화, 치료 기술, 미용 요법, 광고와 스타트업의 언어 등 삶의 시스템과 문화적 거래의 양상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에 인간의 행동과 감정의 프로토콜에 대한 촘촘한 리서치를 더해 이번 비엔날레에 세 개의 독특한 영상 신작을 선보인다. 온라인에서 감상할 수 있는 각 영상은 환경 문제부터 행동 및 명상 훈련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전 세계의 동시대 문화를 이루는 여러 주제를 간결하게 다룬다. 이 영상 작업에서 프라바츠키는 서사를 전달하는 스토리텔러 역할을 수행한다. 프라바츠키에 따르면 이 역할은편안한 명상과 회복의 효과를 지닌, 트라우마를 위한 연고에 해당한다. 이로써 프라바츠키는 유례없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세계적 소외를 부드럽고 유쾌하게 사유한다.

〈멀티마스크〉는 2020년에 제작된 연작 중 첫 번째 작품으로, 사변적 기구를 통해 신체를 변동하는 현실에 접목한다. 마스크는 전염병 발병 이후 보편화된 얼굴 덮개가 됐다. 멀티마스크는 보호 장비, 미용 마스크, 감각 차단을 대비한 의식전환 장치의 삼중 기능을 지니며 자기 인식을 증진하도록 구상된 것이다. 〈열띤 간지럼 태우기〉는 명목뿐인 활기찬 손짓을 수단 삼아 아코디언 연주자와 협업해 받은 지시 사항에 맞춰 상호 작용과 행동을 재조정한다. 하이드로페미니즘 저술, 기후 변화, 바다 여신 신화, 신체의 다공성, 액체성의 개념을 끌어온 〈스플래시 구역〉은 과학 용어로는조상대(潮上帶)’라고 알려진, 창의력과 불안의 발생적 공간을 통해 사회가 서서히 회복될 때 편재하는 공포를 다룬다.

연극을 배운 프라바츠키는 조명, 소품, 3D 렌더링을 활용해 깊이 자리잡은 마스크와 인공 기관에 대한 관심을 새로운 디지털 미장센의 형태로 제시한다. 가족의 도움을 얻어 자가 격리 중 완성됐고, 호기심과 생각을 자극하는 짤막한 삽화로 의도된 이 영상은 일상 속 괴로움의 무게를 덜어 냄으로써 교환과 대담한 행동을 하도록 한다. 나아가 실수가 갖는 희극적인 잠재력을 경유해 사회적 불안을 전복시키고, 팬데믹으로 인한 소외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진지한 삶의 문제와 유머의 균형을 잡는, 거의 불가능한 일을 도모한다.

데프네 아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