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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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

손수 고른 버섯, 절인 무, 곶감, 간장, 된장, 그리고 시간. 저명한 불교 승려이자 요리사인 정관 스님은 광주 부근 산자락에 있는 백양사 천진암에서 이러한 재료와 더불어 영혼을 살찌우는 음식을 창조해 낸다. 사찰 음식에 대한 정관 스님의 철학은 시간에 대한 사유를 바탕으로 한다. 음식으로 이 세계를 축복하는 정관 스님은 재료로부터 에너지를 끌어오고, 이들 간의 내적 갈등을 풀어내며, 사람과 동식물을 조화롭게 하기 위해 그 본질을 회복시킨다. 이로써재료는 음식이 될 뿐만 아니라 치유가 된다.” 정관 스님은 자연을 지극히 존중하고, 심신을 비롯해 신체와 영혼의 에너지의 스펙트럼에서 소속과 연결을 도모하는 요리법을 개발함으로써 사찰 요리사로 인정받았다. 정관 스님에 의하면 요리하기와 먹기는 성찰의 행위다. 명상은 침묵과 내적 집중, 기도뿐만 아니라 재료와 요리를 준비하면서 나 자신과 주변을 발견하는 몰입적인 경험을 수반한다.

2019 9, 참여 작가 일부와 함께한 비엔날레 리서치 답사의 일환으로 정관 스님에게 찾아가 그가 사용하는 재료, 정원의 식물, 주방에 있는 토기 단자, 음식 등을 준비하고, 조형하고, 차리는 모든 과정을 면밀히 살펴봤다. 정관 스님과 보낸 시간을 통해서 요리의 여정에 들어가는 그의 생각과 인류가 생태학적 힘과 상호 의존적이라는 점을 가르치는 요리의 능력을 살펴볼 수 있었다. 당시 식사를 함께 나누기에 앞서서 정관 스님은 창의적인 행위가 갖고 있는 통합적이고 탐사적인 잠재력을 얘기했다. “예술적 도약을 이루기 위해 투입하는 요소들을 나는 사찰 음식을 준비할 때 적용한다. 창의성과 진실을 향한 추구가 함께 흘러가기를 바라면서.”

공공 프로그램저 문들을 지나: 행진의 일환으로 정관 스님은 경전을 낭독한다. 비엔날레에 영감을 주는 사상가로서 정관 스님은 영문 전시 제목을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으로 번역했고, 이로써 신체와 영혼의 에너지가 활기차게 연결돼 있다는 그의 믿음을 다시금 드러낸다.

데프네 아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