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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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라 노바

백치만큼 배척을 제대로 체화한 인물은 없다. 소속과 제한된 기대치를 함의하는 멸칭인백치는 사회에서 밀려난 사람을 뜻한다. 대체로 백치는 그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해 기존 질서에 대한 위협을 암시하는 비방이기도 하다. 하지만 키라 노바는 백치를 해방된 인물로 본다. 영상을 기반으로 한 서사적 에피소드와 동작 연습으로 이루어진 그녀의 최근 연작은 관객으로 하여금 각자의 백치 되기를 일깨우는 작은 일상적 단계를 제시한다. 이때 백치는 협잡꾼, 플레이어, 광대, 혹은 샤먼의 태도로 사회적 현실을 대하는 사람이다. 이 연작은 부토 테크닉, 동물이나 식물의 세포 기억, 곤충의 과거, 팔다리의 지능을 수용한 즉흥적인 행동을 통해 우리의 야생적이고 비범한 잠재력을 활용하도록 부추긴다.

노바에 의하면 비엔날레의 디지털 및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유통되는 이 영상은사회문화적 규범의 역사에 존재론적 지압 마사지를 하는 것이면서 교화의 뿌리를 뽑아내는 것이다. 이는 삶의 두 가지 중요한 측면인 집단의 즉흥적인 춤과 성 문화를 통해 구현된다. 극히 원시적이고, 단순하고, 야만적인 의식의 잔여 동작을 홀로 추면 어떤 기분이 들까? 섹스는 건강하고 균형 잡힌 사회를 위한 구성 요소인가? 섹슈얼리티의 자유와 유머의 자유가 서로 무얼 배울 수 있을까? 뿌리깊은 프로이트적 개념인 승화를 넘어 어느 정도로 인간 의식을 확장하고 궁극의 내적 자유를 향해 갈 수 있을까?

노바는 종종 장난스러운 학술적 텍스트의 핵심을 끌어와 영화적인 이미지, 액션 장면, 희극적인 요소와 콜라주를 만들어 신화와 침체된 신념 체계의 실체를 폭로하고자 한다. 어린 시절 서커스 광대였던 노바는 신체극, , 스탠드업, 부토를 조합해 학술적인 언어와 조각적인 작업을 왜곡하는 법을 터득했고, 우리 자신을 끄집어내고자 하며, 나아가 우리로 하여금 환경에 둔감하게 만들고 직관의 숨을 죽이며올바른방향으로 이끈다며 신체적 본능을 부끄럽게 만들고 억압하는 층위를 걷어내고자 한다.

데프네 아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