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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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넌 테 아오

저기를 배회하고
여기를 배회하는 하늘 위 알바트로스
새벽이다
새벽이다
동이 튼다
이 생명의 세계에서
앞으로 부딪혀
거대한 파도로
이곳에서 머무는 거세지는 파도!!!

뉴질랜드 토착어 중 하나인 테레오 마오리어의 서정적 전통에 뿌리를 둔 표현 방식을 활용하고 복원하는 작업을 하는 섀넌 테 아오는 음성과 영화적 감성을 결합해 정착민의 폭력과 민족주의, 생태계 파괴로 상실한 토착 문화를 돌아보게 한다. 테 아오는 집필하고, 작곡하고, 번역하는 작업을 할 때 종종 집단적 작가성을 수용한다. 그의 작업은 분절의 도식, 문학적 관습, 그리고 언어의 식민성에 침범하기 위한 중개 영역으로서의 번역 가능성과 협상을 벌인다. 캐머런 아 루마타무아가 썼듯이자기소개를 나누는 것은 행사나 간단한 만남의 규약이다. 자기소개는 화자를본향족보의 맥락에 위치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테 아오의 영화는 전 지구적 요소, 조상들의 자취, 마오리족의공진화사상과 순환하는 관계의 틀을 구상한다. 그의 형제가 종종 촬영 과정에 참여하며, 그의 예술가 할머니 마케레 랑기토헤리리 역시 한 명의 협력자로서 그녀가 살고 있는 타우포 호수 근처 습지의 생태 복원에 관여했다. 영화 〈미래로 뒷걸음하기〉(2020)는 테 아오가 커트 코메네(테 아티아와, 타라나키 와누이)와 함께 만든 두 곡의 마오리어 노래를 포함하고 있으며, 자동차 여행 장르 영화의 슬로우 무빙 흑백 시퀀스를 보여 준다. 여기서 이동의 가능성은 청자의 몸이 지평선 및 수평선과 결합할 수 있게 해주는 청각적 감성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 시각 언어는 장대한 알바트로스처럼 나른하면서도 한결같으며, 서서히 만곡하는 테 아오 작품은 단호한 인내심을 보여 준다. 〈미래로 뒷걸음하기〉는미래를 향해 걸어갈 때 우리는 과거를 응시하면서 거꾸로 걸어간다는 작가의 성찰처럼 원형적인 시간 개념을 암시하며, 변화하는 것과 계속되는 것을 함께 소환해 엮어 낸다.

나타샤 진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