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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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아 고메즈

천장에 매달려 있거나, 벽에 기대어 있거나, 바닥에 놓여 있는 소니아 고메즈의 조각은 고요함과 긴장감 사이에 얼어붙은 신체를 연상시키며, 연약함과 엄격함의 뚜렷이 다른 조합을 표현한다. 주로 형형색색의 직물 패턴, 유목(流木) 가지, 폐가구 조각 등 주운 물건이나 받은 물건으로 이뤄진 그녀의 구조물은 조이고 푸는 물질적 의지를 담고 있다. 고메즈의 작업은 아프리카 민속 전통, 초현실주의 양식, 브라질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았지만, 스스로 자신의 작업을나의 내면, 신체에 숨겨진 부분, 우리가 보지 못하는 그 부분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

그 숨겨진 부분은 〈꼬기〉(2017)와 〈뿌리〉(2018) 시리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시리즈는 직물, 그물, 밧줄을 엮어 자궁 모습의 풍경으로 만들거나 목재 몸통에 묶어 수축하는 근육을 표현한다. 〈나무〉 (2013–14) 시리즈에서는 신경, 혈관, 잔뿌리, 뿌리줄기 등이 합판 콜라주를 장식하기도 하고, 식별할 수 없는 동물 또는 미세한 어떤 존재를 표현하는 다른 작품들도 있다. 전시돼 있는 작품 중 가장 비유적인 〈보금자리〉(2019)는 자신을 가두고 있는 (요람, 둥지, 우리도 될 수 있는) 케이스에 저항하며, 그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기 직전의 고통받는 (여성의) 신체를 나타내는데, 이는 인종 차별, 가부장적 지배, 성적 학대 등에 대한 지속적인 투쟁을 은유적으로 암시한다.

고메즈는 재료를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직관적 작업을 일찍부터 시작했다. 브라질 직물 산업의 발상지인 카에타누폴리스에서 자란 그는, 흑인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백인 아버지로부터 기독교 방식의 양육을 받았다. 도피, 기념, 자기 치유를 위해 공예를 찾은 그는 외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아프리카계 브라질 정신을 기린다. 엄격하게 디테일을 신경 쓰는 고메즈는 자신의 기억과 꿈을 각 요소에 통합해, 한편으로는 보호받는 살 곳을,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존재 방식을 위한 빈틈을 지닌 매혹적인 탄력성의 작품을 창작한다.

크리즈티나 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