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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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잘 하렐

트라잘 하렐은 초기 포스트모던 안무를 비롯한보깅전통을 접목한 일련의 작업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2013년 이래로 그는 일본 현대 무용인 부토와 그 창시자 히지카타 타츠미를 면밀히 살펴봄으로써 현대 무용과 작품을 사변적으로 다시 구성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부토의 죽음과 부패의 미학적 승화 작용과 신화적인 기원을 참조해 하렐은 히지카타가 부토로부터 의도한자신을 탈출하기를 기리고, 미적 범주에 저항하며, 모던, 포스트모던 안무의 역사적 위상과 불화한다.

하렐의 독무는 그가 다년간 전개한 예술적 담론에 진일보를 이룬다. 이 작품은 히지카타의 유산뿐만 아니라 흑인 안무가 캐서린 던햄과 그의 아이티 부두교에 대한 기념비적인 연구와 사변적으로 연결한 시도, 그리고 죽은 누이의 신체를 아카이빙하려 한 히지카타의 안무를 탐구한다. 히지카타는 첫 부토 안무를 구성하기 전 던햄과 스튜디오를 함께 사용했고, 이를 계기로 던햄을오래도록 잊혀진 부토의 어머니로 상상하게 됐다. 섬세한 장식을 두른 잔디 매트를 깔아 임시로 만든 런웨이에서 펼쳐진 퍼포먼스는 가부키 전통으로 진화한 일본 민속 연극의 미감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히지카타는 정통 일본 안무를 위배하기 위해 이를 변형하는 실천을 장려했고, 이로써 부토는 가부키에 반발하는 동시에 가부키를 발판 삼아 발전했다.

부토와 죽음을 견고하게 연결한 히지카타는 죽은 누이가 그의 몸에서 공명하며 춤을 추고 있다고 말한다. 누이의 성적인 신체가 자신의 살아 있는 신체를 경유해 돈을 위해 춤을 추는 것이다. 하렐의 〈자매 혹은 그가 시체를 묻었다〉(2021)는 누이를 보깅으로 되돌리려는 히지카타를 다시금 보깅으로 불러오려는 시도, 즉 히지카타의 누이의 이야기와 그것을 그의 신체적 형태로 다시 공연하는 히지카타를 하렐의 춤추는 신체로 재연하고 아카이빙하려는 시도다. 이 작품은 히지카타의 신화 속 누이가 위장한 던햄, 즉 히지카타가 숨겨둔 부토의 역사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히지카타는죽은 누이는 진정한 부토의 선생이다. 우리는 부단히 망자로부터 배워야 하며, 망자와 함께 살아야 한다고 피력한다.

데프네 아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