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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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tion

갤러리 3

INFO

욕망 어린 신체, 분과적 경계 너머

어떤 형태의 지성이 오늘날 세계화된 사회를 군림하고 있는가? 테크노크라시의 지성인가, 아니면 이성애 중심적 지성인가? 독재 정권이 득세하고 군국주의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이 시점에서 사회적 상상력을 발휘해 공동체적 자유에 힘을 실을 수 있는 방식들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한 상상력은 돌봄의 체계를 동원해 감금과 감시의 손아귀에 저항하고, 상처만 남기는 사회적 모델에서 벗어나 회복과 수정의 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 조건들로 이행할 수 있도록 이끈다. 갤러리3에서 우리는 마음과 신체의 관계들을 한정시키는 분과적 논리를 넘어서 다양한 신체가 가진 수많은 조건, 기쁨/쾌락과 욕망의 혼종성을 탐구한다. 감시, 인종 정보 수집, 편견 섞인 예상을 전제로 한 경찰의 제반 치안 활동 사이에 활발히 작용하는 상호 연관성은 린 허쉬만 리슨의 〈그림자 스토커〉(2019)에서 잘 드러난다. 여러 신식민지에서 두드러진 군국주의와 전쟁 문화의 유산은 시안 데이리트가 꾸준히 탐구해 온 주제로, 그의 작품은 미국의 제국주의와 무관하지 않은, 필리핀 및 한국 내 군인 모집 및 훈련 기관들에서 비롯한 군사 장비, 반공산주의 프로파간다, 덧없는 것들을 면밀히 살펴본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미술가이자 운동가 이상호의 〈권력해부도〉(1989)와 〈지옥도〉(2000)는 군사적 규율과 반발의 고조가 지속하는 양상, 기념화하기, 평화로 발전해 나가는 트라우마의 주관적 경험 등을 다루고 있다. 세심하게 그린 매뉴얼로 전 세계의 권력 간 역학관계를 해부하는 선지적 아프로퓨처리스트 아부 바카르 만사라이는 전쟁, 질병, 음모론의 메커니즘을 가시화한다. 세실리아 비쿠냐의 작품은 1970년대 피노체트 정권 하의 칠레와 베트남 전쟁 당시 연대의 네트워크를 상기시킨다. 바지날 데이비스와 자콜비 새터화이트는 펑크 미학, 자발적으로 선택한 가족 관계로의 도피, 빛을 발산하는 사랑을 통해 구조적 폭력과 퀴어 신체의 노예 상태라는 유산을 살펴본다. 이강승의 〈퀴어락을 위한 디스플레이 시스템〉(2021)은 성소수자 인권운동과 성해방의 전례를 재발굴함으로써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의 역사가 철저히 지워지는 것에 맞선다. 사헤지 라할의 디지털 캐릭터는 신화적 풍경 속에서 실제 독재 국가가 자행하는 극적인 사건들을 모방해 보이고, 에모 데 메데이로스의 〈보뒤노〉(2017)는 우리의 일상 곳곳에 증강된 지성이 더욱 광범위하게 침투하는 현상을 아프리카 베냉의 영적인 유산, 전통 탈, 축제 문화 등과 관련된 형상들과 연관 짓는다. 파트리샤 도밍게스의 토템 형상 〈우주의 흐느낌〉(2019)은 갤러리3 전체를 비밀리에 두루 지켜보고 있는데, 이는 신자유주의의 노동 효율성 표준, 새로운 형태의 노예화, 자본주의적 탐욕으로 가중된 사회의 피로감을 토착민의 눈물과 연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