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Sign up for minds rising journal

아부 바카르 만사라이

아부 바카르 만사라이는 시각 예술, 산업 디자인, 공학, 수학, 물리학을 부단히 독학해 서로 다른 지식 체계를 통해 물리적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고자 한다. 시에라리온에서 자란 만사라이는 내전의 가장 잔혹한 시점을 목격했다. 이때 5만여 명이 사망했고, 다수가 부상, 강간이나 신체 훼손을 당했으며, 직후에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붕괴를 경험했다. 만사라이는 1999년 프리타운 학살 사건을 간신히 피했지만, 이후에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서 은폐된 메커니즘을 폭로하고 기만적인 행보를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함으로써 유해한 정치적 힘을 바꿔 놓으려는 욕망을 작업을 통해 펼쳐 보이고 있다.

만사라이는 디자인, 공학, 구성, 발명을 동시에 진행하는 독특한 접근법을 개발했다. 우선 철사와 금속 파편으로 작은 조각을 만들고, 미래주의적인 외양의 기계를 복잡한 드로잉으로 구현한다. 드로잉은 만사라이가 사회를 비판할 수 있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전쟁에 대한 기억을 국경 지역 통제, 군산 복합체, 기술의 독재와 같은 현재의 격변과 이슈와 연결 지을 수 있도록 해준다.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부터 만사라이는 〈에볼라 바이러스 미사일 산업〉(2017), 〈숨 막히게 복잡한 도롱뇽〉(2011), 〈지옥에서 온 핵 모기〉(2004)와 같이 인간기계 하이브리드가 지구를 지배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코로나바이러스〉(2020)와 〈외계인 침공〉(2021)과 같은 근작에는 촉수, 발톱이 달린 기계 손가락, 핵폭탄을 닮은 장치의 뇌에서 이어지는 독이 든 꼬리가 등장한다. 연필, 볼펜, 색 크레용으로 그린 이 기술적 디자인은 DIY 핸드북처럼 작동해 밀도 있는 주석과 계산, 자가 역량 강화의 교훈으로 풍성하다.

아프로퓨처리즘의 초기적 전망과 루브 골드버그 기계의 논리, 만화책의 이미지를 엮어 낸 만사라이의 구상은 물리적 장애물을 극복하고 여태까지 없었던 것을 발명하기를 열망했던 박식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상기시킨다. 각 드로잉은 정교한 기계를 위한 예비적 스케치이자 이로써 시공 매뉴얼로 작동해 인간의 상상력을 추월하기, 재정복하기, 그리고 나아가 자동화된 것처럼 보이는 사회적, 생물학적, 기술적, 군사적 (자기) 파괴를 전환하는 방향으로 이끈다.

크리즈티나 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