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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펨케 헤레그라벤

해녀는 산 자의 땅에서 죽은 자의 일을 한다.”
펨케 헤레그라벤

재앙의 순간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목소리가 출현할 수 있을까? 펨케 헤레그라벤의 〈그녀의 가슴 속에 있는 새 스무 마리〉(2021)는 전 지구적 재앙의 시대에종말의 담론에 대한 대안으로 물의 목소리와 수상 공유지를 저항의 장소로 탐색한다. 인간이만능의 남성 사냥꾼이 아니라 고립된 반수생의 영장류로부터 진화했다는 일레인 모건의 논쟁적인 가설을 따라 〈그녀의 가슴 속에 있는 새 스무 마리〉는 해녀의 신체적 본능을 해석한다. 이를 위해 해녀가 수면 위로 올라올 때 내쉬는 고음의 휘파람 소리인 숨비소리의 생생한 사운드 아카이브를 활용한다. 경쾌하고 뇌리에 박히는 이 소리는 폐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힘껏 배출한 뒤 신선한 산소를 신속하게 흡입함으로써 발생한다. 헤레그라벤에 의하면숨비소리는 물에 대한 적응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가는 순간과 그 순간의 극복을 상징한다.” 헤레그라벤의 아카이브는 공동체적 생존과 직결된 해녀의 물소리를 보존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전시 이후 공동체로 돌아갈 예정이다.

헤레그라벤과 작곡가 BJ 닐센은 해녀 공동체와 협업해 녹음을 진행했다. 숨비소리 곡은 샤머니즘적 의례와 공동체 모임을 위해 사용되는 불턱의 구조물을 연상시키는 원형의 설치물 안에 후두 모양을 닮은 여덟 개의 조각을 통해 제시된다. 트라우마가 기입된 목소리로 말을 하는일레인이라는 인공 지능은 물의 합창으로 훈련을 받는다. 또한, 450년 전 물의 몸, 즉 찔린 고래를 통해 조선 해안가에 도착한 네덜란드식 작살로부터 영향을 받은 오브제도 함께 전시된다.

〈그녀의 가슴 속에 있는 새 스무 마리 새〉는 집단적 목소리를 증폭하고, 제주도의 수상 공유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제주도를 거점으로 삼은 모계 중심적 잠수부 공동체는 체력과 지구력으로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 정의와 정치적 자유를 위해 싸워 왔다. 취약함, 저항과 공동체성을 바탕으로 이 토착 해양 생물학자들은 자연 질서, 그 어긋남과 잠재적으로는 미래에 대해서도 지대한 경험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데프네 아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