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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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콜비 새터화이트

자콜비 새터화이트의 작품 세계는 가정용 VHS 영상과 3D 프린터로 출력한 조각부터틴걸 판타지의 멤버 닉 와이스와 협업해서 만든 가상 현실 앨범과 더불어 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 시리즈 〈파라다이스의 새〉(2017–19)에 이른다. 새터화이트는 물질성, 장르, 서구적 구분에 도전하며 포털로서의 신체를 중심에 둔 세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매혹적이고 심상치 않은 방식으로 그는 기술 자본주의의 작동방식, 즉 항상 존재하는 예속화와 전 지구적 유독성의 코드를 폭로한다.

새터화이트는 1990년대의 비디오 게임부터 뉴욕의 퀴어 밤 문화, 카라바조의 회화, 그레이스 존스 등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하지만 그중에 가장 지속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작가의 어머니인 퍼트리샤 새터화이트로, 정신분열증으로 인한 그녀의 파편화된 정신 상태를 통해 예술이 세상에 대한 더욱 깊은 의식을 그릴 수 있는 회복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게 했다. 작가의 어머니는 다양한 허구적인 발명품을 수천 장 그림으로써 나름의 방식으로 사물의 기능성을 조율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홈쇼핑 네트워크에서 성공하고자 했던 욕망을 이룰 수 있었다. 그녀가 모은 드로잉, 노래 가사, 그리고 아카펠라, 포크송, 복음성가의 영향을 받은 카세트테이프가 꾸준히 레퍼런스로 사용됐다. 이에 대해 작가는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그 실천이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것은 어머니가 보험이나 제대로 된 정신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없을 때 스스로를 돌보기 위해 대신했던 카타르시스적인 의식이었다.”

춤추고, 때리고, 빙글빙글 도는 유동적 젠더의 신체가 엉키는 새터화이트의 작업에서 소비의 순환은 리비도적인 분출뿐만 아니라 잔혹한 추출에 개입된다. 3D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인마야로 구현한 떠 있는 듯한 공간에서 작가는 자신과 동료들을 변형되는 풍경 속 혼성의 주인공으로 입력한다. 이곳에서 주인공들은 지배와 복종으로 얽힌 쾌락의 매트릭스를 맞이한다. 〈우리가 서로를 다치게 할 때 그곳은 지옥이 된다〉(2020)는 퍼포먼스의 무대와 빛나고 획기적인 흑인 컴퓨터 생성 이미지 여성 로봇이 등장해 작가의 동작을 재연한다. 이로써 근육에 새겨지고 세대를 거쳐 트라우마로 남은 인종 차별의 폭력과 고통이 만연한 사회의 진실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트립합과 전자 비트 위에 얹은 퍼트리샤 새터화이트의 목소리는, 고통은 분열을 야기하지만 동시에 공유된 고통을 중심으로 화해하도록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나타샤 진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