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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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승

이강승은 한국에서 태어나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하기까지 중동과 라틴 아메리카에서 거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구 중심 주류 역사의 편협한 관점에 끊임없이 도전해 왔다. 초기 작업에서부터 그는 공적인 또는 사적인 아카이브에 대한 연구 조사를 바탕으로 대안적 역사 쓰기를 제안하고, 기존 주류 역사에서 배제된 소수자의 서사를 시각화한다. 그는 이번 비엔날레에서 선보이는 신작을 통해 존재를 부정당하고 희미한 과거의 흔적으로만 남아 있는 개인들의 잊힌 기억을 역사의 일부로 가져오고자 한다. 이는 한국 퀴어 아카이브퀴어락의 자료인트랜스젠더의 일기에서 시작해 미국 최초의 퀴어 정치인이었던 하비 밀크의 선인장까지, 시공간을 넘어선 기억의 연결고리를 직조한다.

2002년에 설립된 퀴어락은 한국 1세대 퀴어 전문 잡지 『버디』의 한채윤 편집장 개인 아카이브로 시작해 700여 편의 영화와 수천 권의 개인적, 공적 출판물들을 수집하는 현재 진행형 프로젝트다. 이 아카이브의 일부는 2019년 서울에서 미술 전시의 형태로 공식적인 첫 선을 보였고, 더욱 확대된 형태로 광주에서 전시된다. 이 아카이브가 공유하는 연대 의식과 가치를 통해, 한국 퀴어의 비가시적인 기억이 한국 안팎에 있는 다양한 세대의 작가, 활동가, 학자들의 보살핌과 창의적 잠재력으로 지탱, 보존됐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또한 이러한 기록의 보존과 공유는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이강승은 그 존재의 명칭조차 그려지지 않았던 과거 한국의 성소수자들의 기록들을 하비 밀크, 영국의 인권운동가이자 실험영화 감독인 데릭 저먼, 남부 노예로 태어나 미국 최초의 드랙퀸으로 추정되는 윌리엄 도지 스완의 이야기와 병치하며 한국의 퀴어 역사가 동떨어진 역사가 아니라 세계사의 일부이며, 주류 역사의 차별과 억압, 그리고 이에 대한 저항들이 만들어 낸 수많은 삶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다.

박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