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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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빙 필름 콜렉티브

덤불을 향해 앞으로, 그런데 그는 어디로 가나?
거짓은 스러지고, 두고 떠나, 두고 떠나.”
〈선조들과 함께 나아가기: 인생의낮〉의 가사 중

토착 에미옌갈 언어에서카라빙은 바닷물이 가장 낮아진 시점을 뜻한다. 이때 바다는 뒤로 물러나고, 카라빙 필름 콜렉티브의 거점인 호주의 북서부 해안에서 콜렉티브가 모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서로 다른 세대와 사회적 배경을 가진 40여 명으로 구성된 카라빙 필름 콜렉티브는 미적 실천으로 자기 조직과 사회적 분석을 꾀한다. 콜렉티브의 초기 활동인, 휴대전화나 핸드헬드 카메라로 진행한 시청각 실험은 구성원들이 소속된 노던 테리토리 주의 벨유엔 공동체의 구술 역사, 즉 전승되거나 매개된 서사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카라빙 필름 콜렉티브는 정착형 식민주의, 일상 속 경찰 감시, 자원 채굴, 개종, 부채, 그리고 콜렉티브의 구성원이자 인류학자인 엘리자베스 A. 포비넬리의 개념인유해한 후기 자유주의를 비롯한 혹독한 현실을 다룬다. “즉흥적 리얼리즘이라 자칭하는 카라빙 콜렉티브의 접근법을 통해 꿈 같은 풍경에 허구적이거나 아카이브 푸티지를 병합해 가족의 토템과 꿈꾸는 상태를 초현실적인 역할극과 신자유주의의 덫에 대한 저항의 형태로 전환하는 영상을 제작한다. 주변 환경의 제약에서 벗어나기 위해 카라빙 필름 콜렉티브는 맹그로브, , 성스러운 장소, 즉 비선형적인 시간을 재점화하고다른 방법으로 향하는 집단적 저항을 도모하는 곳으로 뻗어간다.

카라빙 필름 콜렉티브의 근작 5채널 영상 설치 작품 〈선조들과 함께 나아가기: 인생의 낮〉(2020)은 공동체의 평범한 하루를 다섯 개의 장(‘아침 식사’, ‘놀이 시간’, ‘점심 달리기’, ‘칵테일 시간’, ‘테이크아웃 저녁’)으로 전개한다. 다른 방식으로 저항적인 일상 속에서 구성원들은 외부 영향으로 꾸준히 방해를 받는데, 이에 곁들인 힙합 음악이 날카로운 풍자적 층위를 더한다. 아카이브 성격의 라디오와 TV 클립과 더불어 배치된 이 영상은 국가가 허가한 전형화의 대상이 되고 정부 지원에 의존하게 된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에 대한 더욱 광범위한 사회적 맥락을 서술한다. 카라빙 필름 콜렉티브는 역사의 순환적 본성에서 안식처를 찾으며, 예술을 생존 수단으로 본다. 스크린 너머의 전시 공간은 그래피티된 철판과 헌 타이어로 만든 좌석과 더불어 콜렉티브의 전복적 유머와 공동체적 완성도가 시각적으로 종합되는 지점이다.

크리즈티나 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