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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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안 린

릴리안 린은 1939년 뉴욕에서 러시아계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파리에서 시인이자 연금술사 엘리샤를 플라망을 비롯한 초현실주의 모임의 회원들을 만나고 밀라레파의 불교 시와 리처드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에 빠져들면서, 1950년대 후반에 미술계에 입문한다. 이후 그녀의 작업은 실존을 던지는 시와 시각적으로 추상화한 운동과 빛으로 정의돼 왔다. 이는 구체시와 키네틱 조각을 결합한 작품을 개척하고 산업용 고분자 플라스틱, 퍼스펙스, 아세트산을 실험하면서 탐구한 결과이다.

여성 신들의 원형에 관심을 가졌던 린은 1980년대 초부터 그리스와 힌두 신화에서 나타나는 가부장제 이전의 님프 여신들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는 이런 도상들을 참조해 산업용 금속 가공술, 프리즘, 전자 시퀀서 등으로 기념비적 로보틱 조각을 만들어 냄으로써 시적이고 위협적인 존재감을 띤 성스러운 과학소설적 조각상을 소환해 냈다. 이 시기에 만든 〈전기 신부〉(1989)는 닭털로 감싼 가공 운모와 수제 유리로 만든 대형 조각 작품이다. 100볼트 전류가 연결된 금속 철창에 갇힌 이 신부는, 1980년대 밴드 크레이지 보이즈와 협업한 것으로 유명한 일본의 가수 시라이 다카코가 속삭였던 시를 읊조린다.

30년 후의 키네틱 조각 〈중력의 춤〉(2019)도 기존의 탐구를 이어 나간다. 이 작품에서 소용돌이치는 형상은 최고조로 회전하는 치마의 움직임을 표현한 것이다. 작품 속의 공전은 물질과 정신을 움직이는 우주의 힘을 다룬다. 또한 작가의 초기 키네틱 작품에 영감을 준 블랙홀의 중력, 수피파 고행자들의 무아지경의 회전, 불교의 마니차를 모두 상기시킨다.

미켈란젤로 코르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