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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상호는 1980년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의 주요 인물로서 군부 독재를 비판해 왔다. 1985년에 이상호는시각매체 연구소를 결성했고, 1986년에땅끝으로 재편해 다수의 인쇄물, 걸개 그림, 애도가 등으로 독재 타도 민주화 정서를 전파하고자 했다. 1987년 조선대학교 졸업반이었던 이상호는 동료들과 걸개 그림 〈백두의 산자락 아래 밝아오는 통일의 새날이여〉에서 북한의 국화를 그렸다는 혐의를 받아 국가보안법 위반 건으로 구속됐다. 이로써 국가보안법으로 투옥된 최초의 예술가가 됐다. 감옥에 있을 때, 이상호는 극악한 고문을 당하고, 이후에 정신적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이 권력에 대항하고, 노동자와 농민을 포함한 빈곤한 사람들과 괴로움을 겪는 공동체의 서사를 함께 나눠야 한다는 작가의 신념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예술적 방법으로 정치적 투쟁을 이어 나가는 그의 실천은 남북한의 통일을 표방한다.

〈권력해부도〉(1989)와 〈지옥도〉(2000)는 경제적, 군사적 영역에서 한국이 취한 친미 정책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드러내고, 군사적 침략의 정치를 규탄한다. 이외에도 〈자비로운 관세음보살(이라크 전쟁반대)(2003)과 〈통일염원도〉(2014)는 고려 불화의 요소를 끌어 온 것으로, 그가 수학했던 불교 미술에서 받은 영향과 두 차례 속세를 등지고 종교에 귀의했던 한때의 선택을 엿볼 수 있다. 망자를 서방정토로 인도하는 아미타불이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지상과 극락의 화해를 지시한다. 〈통일염원도〉(2014)는 남한과 북한이 하나의 땅에서 탯줄로 연결돼, 남한이 어머니가 되고 북한이 아들이 되는 장면을 상상한다. 인물들은 남한의 한라산, 북한의 백두산, 그리고 그 중간에 있는 무등산 사이에 둘러싸여 있으며, 한국의 민주화 투쟁과 관련된 주요 사건과 운동(1948년 제주 4.3 사건, 1960 4.19 혁명, 통일 운동, 1980년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인물과 함께 있다.

박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