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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쉔 신

신기술의 목격자인 우리는 변화를 피해갈 수 없다.”
〈염호(새로운 몸)〉의주인공

어떻게 공유된 친밀감을 바탕으로 고향과 땅에 대한 개념을 배치할 수 있을까? 획일성에 저항하며 불화하고 파편화된 연대의 해석으로부터 어떻게 소속감을 읽어낼 수 있을까? 쉔 신의 영상과 퍼포먼스 작업은 민족 국가의 기존 분류나 제도적 형태에 들어맞지 않는 실재와 상상의 주체성을 위한 플랫폼을 창안하고 확장한다. 동아시아 전역의 사회정치적 측면과 정서적인 조직을 융합하는 장기적인 리서치는 시공간을 가로질러 주변으로 밀려난 이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한다. 근작인 〈영혼의 교류〉(2018)는 기원전 4세기의 사상가 장자의 저작과 무정부주의자 및 도교 사상의 비교학적 독해를 통해 무국적성과 그 잠재력을 다룬다.

요오드 재활용 및 처리 과정을 무국적성에 대한 은유로 도입해 러시아, 중앙아시아, 일본의 한국 교포를 다룬 신작 〈염호(새로운 몸)(2020)는 다채널 영상과 사운드 설치로 구성된다. 두 여성 배우는 가상의 회사를 대표해 한 요오드 재활용 공장에 찾아간다. 여기서 두 귀신, 공장 직원과 대화를 나누며, 이들의 시선은 카메라와 맞닥뜨린다. 중첩된 에피소드 속 짜여진 대화는 요오드의 근원지인 자연 발생 심해 염수 연못과 추출의 과정, 흡수, 여타 요소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이뤄지는 관계적 생성(가시성과 다목적성)을 다룬다. 이 작업은 귀신과 인간의 관계를 특히 중요하게 다루며, 근원(모국)의 개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무국적적 소속에 개입되는 권력과 통제의 메커니즘은 개인적인 것과 개인적이지 않은 것을 넘나들고, 기업의 특수 용어와 암호로 가득한 대화로 번역된다. 인간 배역의 연기자는 뚜렷하게 2개 국어를 구사하며 재일교포 혹은 한국이 일제 치하에 있던 1940년대 초 사할린섬으로 이주된 15만여 조선인의 후손인 고려인이라는 정체성을 명시하지 않으면서도 드러낸다. 1980년대 중반, 일본은 러시아에 거주하던 여러 세대의 한민족에게 본국 송환을 제안했지만, 실제로는 소수만 돌아왔다. 〈염호(새로운 몸)〉에서 쉔 신은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에 수반된 억압된 기억, 침묵의 역사, 해결되지 못한 감정의 매듭을 풀고자 한다. 이 설치 작품은 일종의 공감 기계로서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만남을 경험하도록 한다.

데프네 아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