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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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 시옹

츄 시옹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며 관계적이다. 물리적 영역과 영적 영역의 거주자들이 공존하고 상호 작용하며 삶과 죽음의 모든 측면을 인도하는 세계인 것이다. 시옹은 수많은신령’, 이를테면 가정의 신령 및 자연의 신령과 능동적으로 매개해 조화를 유지하고 몸에 깃든 많은 신령들의 건강을 지킨다.

작가가 직접 천을 재단해 수놓은 아플리케(퀼트 기법 중 하나) 작품의 주제는 꿈의 세계다. 새벽에 구상적 이미지를 그리고, 나중에 딸과의 공동 작업(자르고, 이어 붙이고, 모양을 꿰매는 노동), 그리고 라오스 루앙프라방 외곽의 샤먼인 남편과의 협업을 통해 변형시킨다. 이러한 집단성, 시간, 노동 및 혁신의 측면은 몽족 자수 전통의 다양한 기술과 디자인을 보여 준다. 오랜 시간에 걸쳐 여성들이 거듭 규범화한 이 직물들은 성 역할과 축제성에서 민족적, 지리적 소속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미를 동시에 전달한다. 시옹은 고향 조미아의 농촌 고지대에서 강제로 이주돼 자본주의적인 도시 저지대에 정착하게 되면서 아플리케를 실험하게 됐고 결국 예술가가 됐다.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현실감을 부여함으로써, 작가는 신령의 능동적이고 복합적인 역할의 매개자가 된다.

시옹의 작업은허수아비’, 즉 그림자영혼의 모티프에 초점을 맞춘 몽족 자수의 전면적인 기하학적 추상에서 출발한다. 12개의 몽족 가문을 탄생시킨 신에 대한 이야기인 〈챠오와 세 신령〉(2009)과 같이, 작가의 많은 작품은 구술사를 서술하고 있다. 다른 작품들은 땅을 해한 사람들을 처벌하는 신령이나 청년에게 삶의 지혜를 전수하는 어르신 신령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작가의 가장 큰 작품인 〈지옥의 유령〉(2018)은 죽은 사람이 기억을 더듬어 죽은 장소를 거쳐 조상에게 다다라 새로운 삶의 원천을 제공하는 최후의 회합을 갖도록 길을 인도하는축문과 연관된 것이다.

에린 글리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