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Gwangju Biennale — Minds Rising Spirit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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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날 데이비스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의 도시 풍경은 긴 시간 다양한 이민자 집단이 이주해 오면서 형성됐다. 1960-70년대에 한국 이민자들이 지배적인 이성애자 백인 미국 사회에서 외부인으로 여겨지던 라틴계와 흑인 등 여러 공동체와 더불어 그곳에 정착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처럼 다양한 민족이 모인 지역은 인종적 갈등과 경찰의 지속적 감시에 시달리기도 했다. 공연 예술가이자 작곡가, 영화감독인 바지날 데이비스는 자신이 자란 이 지역의 이런 독특한 유산을 활용해 성, 젠더, 인종, 계급의 이분법적 범주에 도전하는 퀴어코어 작업을 발전시켜 왔다. 그는 코리아타운에 자신과 같은 여러 부적응자와 일명 괴짜들이 사회적 규범을 어겨도 되는 임시 자치 구역을 만들었다. 거기에서 그는 악명 높은 아파트 갤러리 ‘HAG’(1982–89)를 시작했고, 비예산 영화 스튜디오이자 제작사치즈 엔디크 트리펙타’(1990–2005)를 운영했으며, ‘클럽 서커’(1994–99)에서 요란한 파티를 기획했다.

광주에서 최초로 한데 모인 이번 설치 작업은 데이비스의 아카이브에 있던 작품들로서 앞서 언급한 세 장소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다. 이 작업은 사진, 잡지, 시청각 작품들, 재조성된 공간으로 이루어진다. 이 모든 것들은 사회적 규범의 준수를 끊임없이 거부하며 오히려 패러디를 사회 비판의 한 형태로 사용한 생활 방식을 상징하는 것들이다. 이 설치 작업에서 데이비스는 반짝이는 가운을 걸치고 아시아계 미국인 스탠드업 코미디언 마거릿 조와 투어를 하는 모습으로 그의 자가 출판 팬진 『임신 가능한 라 토야 잭슨』에 등장하며, 그의 아트 펑크 밴드아프로 시스터즈와도 함께한다. HAG 갤러리〉는 사람 크기의 빵 조각상이 있는 왜곡된 비율의에임스 방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작가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마스카라, 매니큐어, 진통제)로 만들어진 연약한 그림들은 젠더가 부과한 한계를 극복하려 노력한 코리아타운의 선구적인 여성들과 할렘 르네상스를 묘사했다. 재조성된 〈클럽 서커〉는 무결점의 미학에 이의를 제기하며 유기적 저항의 행위로서 기괴함을 찬양한 황홀한 분위기의 이벤트로 관객을 초대한다.

크리스티나 후니야